그곳에 낡은 것이 있다.(2) 생각나면 쓰는 일기

그곳에 낡은 것이 있다.(1)

이놈의 게으름때문에 이제서야, 2편을 쓰는군요.

다음 날, 중학교때부터 새벽 5시반에 일어나는 P군의 손길로...

모두가 기상했다....라지만, 누가 먼저 화장실을 가서 씻고 오냐로....K군과 가위바위보 쟁탈전을 펼쳤다.

아침밥을 챙겨주셨고, 미역국과 시금치는 정말 잊지 못할 맛이었다....

차를 렌트하여 선운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눈 덮인 어느 장어집에서 장어구이를 먹었지만....1편에서 말했듯

사진따윈 없다!!!

선운사를 오르는 길은...(아니 사실 그 이전에 운전하고 오는 내내)

눈꽃이 흩날리는 하루였다.

전라남도에서 군생활을 하던 당시에 나는 매일 감동에 젖을 수 밖에 없었다.

단지 하루의 시작인 해가 떠오르는 것 하나만으로,

자연은 사람을 감동속으로 내던져버린다. 그것에 어떠한 저항을 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없었다.

그리고 이 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흩날리는 눈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선운사를 지나 우리가 향한 곳은 금강 하구둑으로........

그저 조금 북으로 갔을 뿐인데.........

날이 맑아졌다............

하구둑에는 유원지도 있어, 그런것을(관광지에 사람 손이 많이 타는 것을 안좋아함)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다지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 역시 싫어할 수 없는 곳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아버지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행 다큐멘터리를 즐겨보시는 아버지께서는, 그곳에 사는 사람이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여행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이라고 하셨다.

우리 나라에서 전통적인 것을 찾는 관광지라면, 아무래도 경주를 손에 꼽을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많이 갔고, 신물이 나 이제는 찾지 않지만...내가 기억하는 경주의 모습이란...낡은 것에 기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학여행때의 기억이라...최근의 모습은 모르지만....

전주의 변압기라던지, 한옥마을의 석조 가로등과 같은 모습은

여행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게 말한 '거기 볼 게 있나?' 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였다.

물론 전주 시내에 수많은 수공예품 가게는 전주가 어쩌면 경주처럼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했지만.......

하지만 지금 이렇게 지난 여행을 돌이켜 볼 때, 그저 웃음이 나오고, 전주의 낡은 것의 매력을 되새김질 하는 나를 보는 것만으로...

나는 이 여행이 성공적이었다고 기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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