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의 변명후...열이 확 오르네...
그래 사실 있었지. 전 회사에서도 이런식으로 말하는 그래픽 한 분이...-_-
내가 중학교 때 만화 동아리를 들었었는데...
거긴 진짜 미친놈들 소굴이었지.
16절지 빼곡하게 천사 깃털을 채우던 녀석....(
위그나스)도 있었고
그 나이에 3D 독학에 같이 게임 만들겠다던 녀석...(
死魂)도 있었고
그 동아리 출신(이렇게 말하니 좀 웃기는 군 ㅋ)은 아니지만
Xil 도 그 중학교 출신이었네...ㅋ
근데....뭐 여하간 문득 생각나서 열거한 거니 저건 제끼고
그래 나도 한 때 만화 그려보겠다고 설레발 내밀던 시절이 있었다 이거지...
그리고 뭐에서 좌절했는지 알아?
뎃생-_-
ㅅㅂ 왜 똑같은 펜 들고 줄 하나 긋는데 위그나스처럼은 안되는겨...
그래서 한번은 그 녀석 눈 그리는 거 옆에서 계~~~~속 쳐다보고 있다가
그리는 방법 순서 그대로~~따라 그려봤는데 그게 안되더라 이거지.
당연하지. 그 녀석은 수업시간이고 쉬는시간이고 맨날 그림 그리고 있는데 내가 따라해서 똑같이 나오면 내가 천재지...-_-
그래서 난 아직도....왼쪽 눈 말고는 (물론 그것도 어디다 보여주기 힘든 그림이지만) 그리질 못해.
사실 그렇잖아
난 미술은 미밖에 못받은 사람이지만, 뎃생이라는 게 그림 그리는 데 가장 기본 아냐?
기초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데 뭘 그림을 잘그려.
게임은 어떨 것같아?
기획서가 허술하게 써있는데 회의를 안할 것같아?
프로그램 코딩이 제대로 안되어 있는데 버그가 안날 것같아?
그래픽이 개판인데 게임이 뜰 것같아?
나 게임에 대해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뭔지 알아?
그래픽이 그렇게 게임에 중요해?
그래 물론 나도 알아.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80%는 시각을 통해 접하게 되어 있고 그만큼 그래픽의 힘이 강하다는 거.
그럼 예를 이렇게 들어볼까?
책상이 어지럽혀져 있는데 아버지로 부터 선물 받았던 만년필이 필요해.
책상 어딘가에는 분명 있다?
어디서 찾을거야? 그 책상 다 뒤질거야?
물론 어지럽힌 사람은 책상 어디에 있는 지 찾을 수 있겠지(기억력이 좋다면)
근데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있을까? 그거 다 뒤집어 엎어야 찾을걸?
예를 바꿔 볼까?
프로그래머가 과도한 업무로 쓰러졌다?
그럼 대체할 프로그래머가 와야겠지. 근데 원래 프로그래머가 코딩 자기 맘대로 해놓잖아? 그럼 그 사람 코딩 해석하는데만 한세월이다.
책상 어지럽힌 거랑 마찬가지지.
미술로 예를 들어볼까?
나 솔직히 모나리자가 그렇게 잘 그린건지 모르겠더라.
근데 그래, 잘. 그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그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어떤 것이 그 그림에 있다는 것은 알겠더라.
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지. 게임하는 유저나 회사 주주, 영업부 쪽에서는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정확히 어떤 테크닉을 가지고 있고, 어떤 기술적인 혁신을 했는지 모르겠지. 근데 그래픽이 졸 멋지고, 기획이 아무리 뛰어나도 프로그래밍이 안 받쳐주면 그거 다 꽝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게임을 만드는 코어가 바로 프로그래밍이지. 그런 의미에선 진짜 부럽지만...
나 또 이러는 거 보면 아는 사람들 또 뭐 저런거 보고 흥분하냐고 말할텐데...
말 안하면 아니 말해도 모르겠지만,
난 적어도 게임 만들겠다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게임이 좋아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대부분인 이유는 요즘 가끔 돈벌겠다고..-_- 좀 말이 안되지만, 오는 인간도 보이길래)
그런 사람들 가만히 내버려 두지는 못할 망정 가슴 후벼파놓고 가만히 있는 건 못보겠더라.
어디 열심히 그려봐라 그게 게임인가.
그래픽이 좋아봐야 기획이 재미없으면 겉만 번지르르한 게임이고
그래픽이 좋아봐야 프로그래밍이 허술하면 폴리곤이 깨진다거나, 뚝뚝 끊기는 애니메이션이 나올거고
기획이 재미있어도 그래픽이 별로면 사람들 시선도 안 돌릴테고
기획이 재미있어도 프로그래밍이 허술해서 구현 안되면 기획서 그거 휴지종아리일거고
대체 게임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재미있으려고 하는 게 게임아냐?
그 코어가....당신 재밌게 만들어주는 그 핵심이 뭔지 몰라?
모르면 그냥 닥치고 무대 앞에서 그냥 보기만 하라고 무대 뒤에서 고생하는 사람들 뭐라하지 말고.